4년 전 세상을 떠난 엄마를 그리워하고 보고 싶어하는 아이의 가슴 아픈 이야기. 그런 아이가 가지고 있는 과학적 지식, 그리고 상상력을 동원해 엄마를 볼 수 있는 실날같은 희망을 찾는다. 그래서 아이는 꿈을 꾼다. 박사가 되어 순간 이동 로켓을 타고 엄마를 보러 가는 꿈을. 그리고 깜찍한 상상에 아빠도 동조한다. "우리 훌륭한 박사님을 위해 건배를 해야겠구나!" 하고.



아이는 아빠랑 동생이랑 밤에 공원에 갔다가 별을 보고 생각에 잠긴다. 학교에서 1광년에 대해 배운 아이는 1광년이 빛의 속도로 1년 동안 간 거리라는 과학적인 사실과 순간 이동 로켓이라는 상상력을 합체하여 4광년 떨어진 별에 가서 지구를 보면, 4년 전 세상을 떠난 엄마가 보일 거라 생각한 것이다.



아이는 별에 가서 볼 4년 전의 엄마를 회상한다. 엄마는 빨래를 널고 있고, 아이가 빨래집게를 들고 엄마를 돕고 있다. 동생은 아직 아기라서 할머니 품에 안겨 있고, 온 가족이 행복하게 웃고 있다. 그리고 엄마는 식구들을 위해 주먹밥을 만든다. 엄마 옆에서 아이는 입이 귀까지 걸려 웃고 있다. 엄마의 표정은 더없이 따뜻하고, 등에 업혀 잠든 동생은 평화롭다. 아이의 기억 속 엄마와 가족의 모습은 그렇게 따뜻하고 평안했다.



공원에 가 별을 보고, 엄마 이야기를 나누며 아빠와 아이와 동생은 엄마를 잃은 슬픔을 희망의 상상력으로 이겨내고, 함께 행복하게 살아가는 방법을 익히고 있다. 절제된 글에서 못다한 이야기를 익살스러운 그림으로 보여주는 것이 특징으로, 슬프지만 지나치지 않은 감정, 수많은 설명보다 더욱 가슴 찡하게 만드는 행간의 의미를 읽을 수 있는 따뜻하고 아름다운 그림책이다. 살짝 웃기도 하다가 어느새 가슴 찡해지기도 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