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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소: 재영이네 집
4시 정각. 재영이네 집에 시간맞춰 하린이네가 도착하고..
택견에서 돌아온 재영이도 종이죽놀이 준비가 된 식탁 위에 자리를 잡고 앉았습니다.
준비물은 두루마리 휴지 1통, 물풀 1개, 약간의 물을 담은 큰 그릇, 뒷면에 랩을 씌운 바가지.
먼저 물이 담긴 그릇에 두루마리 휴지를 풀어서 죽을 만들었습니다.
잘게 찢어놓는 것이 중요해요.
젖은 휴지가 담긴 통 안에 손을 넣고 주물주물~
아이들은 그 촉감이 좋았는지 연신 까르르~ 웃고 즐겼답니다. ^^
랩을 씌운 바가지 바닥에 물을 꼭 짠 휴지죽을 올려놓고 탈을 만듭니다.
꼭꼭 눌러서 평평하게 만들어 붙여요.
뾰족한 코도 만들고 튀어나온 입술도 만들고.. 아참! 코에는 손가락으로 커다란 콧구멍도 만들었어요.
눈쪽에는 얼굴에 썼을 때 바깥을 보기 쉽게 눈 모양의 구멍도 만들었구요.
얼굴모양이 어느정도 완성된 다음엔 색색깔의 싸인펜을 가지고 색칠을 합니다.
색칠이라기 보다는 싸인펜의 번지는 효과를 이용해서 휴지죽 탈에 색을 입히는거지요.
입술은 빨간색, 눈썹은 초록색..
재영이는 콧구멍에 싸인펜을 푹 찔러넣고 코피가 났다면서 갖가지 색깔의 코피를 칠해놓았습니다.
나중에는 얼굴 여기저기에 보기에도 무시무시한 찢어진 상처를 그려넣어서 험상궂은 얼굴을 만들어놓았지요.
하린이는 정성스럽게 머리카락을 색칠했어요. 정성스럽게 붉은색의 입술도 만들고, 볼에도 분홍색의 홍조를 칠했습니다. 영락없는 아가씨 탈이었죠.
아이들이 만든 작품들입니다.
오른쪽 위에 있는 제일 작은 탈은 20개월 재원이겁니다. ^^
만들어진 탈은 응달에다 잘 밀려놓고 있답니다.
다음주에 모임할 때 쯤이면 완전히 말라서 쓰고 놀 수 있겠지요.
아이들이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답니다.
멋진 작품이 되어야 할텐데..
탈만들기가 끝나고 간단히 정리한 다음, 아이들과 같이 앉아서 동화책을 읽었어요.
두두에게 친구가 생겼어요 - 벨 이마주 7 안네테 스보보다 (지은이), 유혜자 (옮긴이)
친구에 관한 이야기였는데, 첫만남이 어색할까봐 아이들끼리 서로 잘 지내보라는 의미로 선택했던 것이었답니다.
하지만, 그런 염려는 필요없겠더군요.
싹싹한 하린이가 지난번에 한번 만나본 재영이에게 예쁜 카드와 직접 만든 선물을 준비해 왔어요.
카드 안에는 [재영아 사이좋개 지내자]라는 연필 글씨가 또박또박 적혀있었구요. ^^;
재영이도 하린이한테 프로포즈를 하는 등 녀석들끼리 아주 깜찍한 짓을 하고 있더라구요. ㅋㅋㅋ
좋은 친구를 만난 것 같아 정말 다행이었습니다.
첫모임 준비하면서 혹시나 아이들이 재미없어하면 어쩌나 고민을 많이 했는데, 다행스럽게도 너무들 좋아해서 기뻤답니다.
다음주에는 더 즐거운 미술놀이를 준비해야겠네요.
기대 많이 해주세요~
